Home 기술 해설 전기차 가격 서서히 하락, 내연기관 가격과 격차 좁아져

전기차 가격 서서히 하락, 내연기관 가격과 격차 좁아져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이전 대비 약 15% 할인된 가격에 판매 중이며, 이로 인해 내연기관과의 가격 격차는 점점 좁혀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자동차 회사들은 제법 큰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보조금은 보조금을 더 이상 주지 않기 위해 정부가 진행하는 정책이다. 전기차 보조금도 마찬가지다. 전기차의 보급률을 높이고 생태계를 탄탄하게 다져, 전기차 시장의 안전화를 꾀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가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이유로 현재까지도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런데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보조금 없이 전기차를 구매한다는 건 꽤 부담스러운 일이다. 동급이라 가정했을 때 전기차 쪽이 어김없이 비싸다.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배터리 가격이 안정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배터리 가격 인하를 위한 장밋빛 계획은 많았지만 전기차 시장은 현재 깊은 계곡에 빠져 있으며, 아직도 보조금 없이는 구매할 수 없는 차로 여겨지고 있다. 문제는 전기차 시장 특히 소비 시장의 성장세가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쉽게 말해 이제 전기차를 살 사람은 거의 다 샀다는 뜻이다. 다수의 사람들은 다음 차로 여전히 내연기관을 고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전기차 제조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다. 그들은 전기차 아키텍처를 설계하느라 막대한 비용을 이미 지출했고, 배터리 확보를 위해 또다시 엄청난 비용을 투자했으며 전기차를 홍보하기 위해 매년 큰 규모의 예산을 편성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의 성장 정체가 오니, 선택은 한 가지뿐이다. 결국 가격 인하다.

실제로 전 세계 전기차 제조사 중 상당수가 가격을 인하하고 있다. 캘리 블루북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신형 전기차의 가격은 전년 대비 2.8% 하락했으며,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유는 구매자들에게 제공하는 파격적인 혜택과 더불어 엄청난 할인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국의 경우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폐지됨에 따라 가파른 속도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분명 반가운 일이겠지만, 기업 내부 상황은 달라진 것이 없다. 아키텍처 개발 비용 회수는 여전히 요원하며 배터리 가격 역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인건비와 자제비 상승 나아가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른 각종 위기 상황들까지 겹쳐있다. 그러니까 오직 기업 내부 상황만 두고 보면 가격 인하는커녕 오히려 가격을 인상해야 옳은 일이다. 하지만 식어가고 있는 전기차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한 출혈은 피할 수 없다.

물론 모든 브랜드가 가격 인하 러시에 동참한 것은 아니다. 포르쉐는 전년 대비 오히려 가격을 12.4% 인상했으며, 캐딜락도 11.6%가량 인상했다. 물론 이들은 프리미엄 브랜드이기에 가격 유동에 따른 소비자 충격이 그나마 적은 편이라고는 하나, 이렇게 가격 인상을 한 대가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분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당당히 가격을 대폭 상승시킨 브랜드도 있다. 바로 테슬라다. 국내에서도 최근 모델 3와 모델 Y의 가격을 인상시키며 논란을 일으켰는데, 북미에서는 단종을 앞둔 차량의 가격을 오히려 올려버리는 과감한 가격 정책을 펼쳤다.

테슬라는 최근 단종을 예고한 모델 X와 모델 S의 남은 재고 가격을 무려 1만 5천 달러나 인상시켰다. 흥미로운 사실은 지속 생산되던 시절보다 더 비싸졌다는 점이다. 이런 가격 정책은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새로운 정책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남아 있는 두 모델의 재고는 200대 남짓으로, 만약 남아 있는 재고를 구매하려면 전보다 약 2,000만 원가량 더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그나마 다행인 것은 FSD 기본 제공 + 4년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4년 프리미엄 서비스, 평생 슈퍼차징 등과 같은 부가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 중 몇 가지는 이미 이전부터 제공해왔던 것이다.

테슬라를 포함해 일부 회사를 제외한 대부분은 지금의 위기 상황을 탈출하기 위해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중국차의 공격적인 시장 확장을 견제하기 위한 출혈성 전략이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은 어떤 시각에서도 보더라도 단기 전략에 불과하다. 결국 장기적으로 전기차가 시장에서 계속 성장하려면 내연기관 가격과의 골든 크로스 타임을 빨리 찾아야 한다.

전고체 배터리의 대량 생산, 새로운 배터리 소재 개발 혹은 로봇 생산에 따른 제조 원가 절감 등등 다양한 전략을 다각적으로 검토해야만 한다. 그렇게 가격을 낮춰 언젠가 전 세계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렁에 빠져있는 시장 성장률을 다시 우상향으로 바꾸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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